참가자 정보
MIM&RAN
김주란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에서 이야기를 발견한다. 웃고, 뛰고, 잠들고, 꿈꾸는 장면들은 작가의 마음속에 조용히 내려앉아 그림이 되고 문장이 된다. 흐려질 수 있는 기억 대신,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온도를 붙잡아 두는 일이 그의 작업이다. 우산 속의 따뜻한 품, 별빛처럼 남은 기억, 작은 상자 속 우주와 같은 이미지들은 돌봄과 사랑,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내며 보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그림 속 판다는 작가 자신이자 아이이며, 동시에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존재로 확장된다. 김주란의 작업은 사소한 하루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말한다.
이유민은 여백을 통해 우주 속 인간의 존재를 바라본다. 넓게 비워진 하늘과 바다는 말 없는 우주이며, 그 안에 놓인 작은 인물들은 서로를 의지한 채 잠시 머무는 존재들이다. 가득 채우지 않은 공간은 고요와 사유의 시간으로 남아, 인간이 얼마나 작고 동시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설명을 덜어내고 침묵을 남김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사유의 시간을 걷도록 이끈다.
두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같은 질문에 닿아 있다. 개인의 기억과 돌봄의 온기, 그리고 우주적 고요 속 존재의 의미. 작은 일상과 광활한 여백은 하나의 풍경 안에서 만나, 우리가 어디에 있으며 무엇에 기대어 이 시간을 살아가는지를 조용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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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란의 대표작품은 아이와 함께한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작품 속에는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순간 대신, 웃고 뛰고 잠들고 꿈꾸는 아이의 평범한 하루가 자리한다. 그러나 그 평범함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작가는 하루하루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사라질 듯한 순간들을 붙잡아, 그림과 문장으로 다시 불러낸다. 흐려질 수 있는 기억 대신, 마음에 남은 감정의 온도를 화면 위에 남기는 것이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판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판다는 언젠가의 작가 자신이자, 지금의 아이이며, 동시에 관객 각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누군가로 확장된다. 아이를 품듯 안아주는 우산, 별빛이 스며든 밤의 풍경, 작은 상자처럼 닫힌 공간들은 보호와 돌봄,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은유한다. 화면 속 색감과 재료의 질감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서두르지 않는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김주란의 대표작은 ‘기억은 흐려져도 감정은 남는다’는 믿음 위에서, 개인의 서사가 어떻게 보편적인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유민의 대표작품은 넓게 비워진 공간에서 시작된다. 하늘과 바다, 혹은 경계가 흐릿한 수평선은 구체적인 장소라기보다 말 없는 우주에 가깝다. 화면 속 인물들은 그 광활한 공간에 비해 매우 작게 놓여 있으며, 서로 가까이 기대거나 나란히 서서 잠시 머무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 작은 인물들은 개별적인 초상이라기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상징한다.
이유민은 여백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설명을 줄이고, 관객이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남긴다. 가득 채워지지 않은 화면은 공허함이 아니라 고요이며, 침묵 속에서 오히려 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그리고 그 작음 속에서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가. 그의 대표작은 인간이 우주 속에서 미미한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순간의 소중함을 조용히 드러낸다.
두 작가의 대표작품은 서로 다른 스케일과 언어를 사용하지만,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김주란의 작업이 한 사람의 마음 안에 쌓인 기억과 돌봄의 서사를 다룬다면, 이유민의 작업은 그 개인을 둘러싼 더 큰 세계와 시간의 층위를 바라본다. 우산 속의 따뜻한 품과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바다는 크기와 거리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존재를 감싸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 전시에서 두 작가의 대표작은 작은 일상에서 우주적 사유로 확장되는 하나의 여정을 만든다. 관객은 아이의 잠든 얼굴에서 출발해, 고요한 여백 속 작은 인물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기며,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겹쳐 보게 된다. 설명하지 않기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고, 채우지 않았기에 각자의 이야기가 들어설 자리가 생긴다.
결국 두 작가의 대표작품은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그리고 그 작은 존재는 어떻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가. 개인의 기억과 우주의 고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 작품들은 관객 각자의 마음속 이야기를 조용히 불러낸다.